채팅GPT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 AI는 왜 지식만 있고 행동은 못할까?” 채팅GPT는 질문에 답변만 할 뿐, 실제로 무엇을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AI Agent는 다르다. 목표를 주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다. 이 글은 LLM과 AI Agent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AI Agent가 어떻게 스스로 행동하는지 설명한다.
LLM과 Agent: 질문에 답할 뿐이냐, 행동까지 할 수 있냐?
AI의 세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LLM(Large Language Model)이고, 다른 하나는 AI Agent(에이전트)다. 둘 다 비슷해 보이지만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LLM: 대답만 하는 AI
채팅GPT를 떠올려보자.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한다. “파리 프랑스의 수도는?”이면 “네,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입니다”라고 답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다. 더 이상 하는 일이 없다.
LLM의 특성:
- 질문을 받는다
- 답변을 생성한다
- 행동은 하지 않는다
AI Agent: 스스로 행동하는 AI
AI Agent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 일정을 세워줘”라고 요청하면, AI Agent는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 KTX 시간표 검색
- 좋은 호텔 검색
- 주변 맛집 조사
- 예약 사이트 정보 검색
- 일정표 생성
- 구글 캘린더에 일정 추가 제안
- 최종 보고서 제공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진행한다.
Agent란 무엇인가?
Agent(에이전트)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프로그램이다.
비유하자면, Agent는 자율적으로 일하는 직원이다. 상사(사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직원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다. 실패하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Agent의 4가지 핵심 요소: PTAO 사이클
Agent는 네 가지 요소가 순환하며 작동한다. 이를 PTAO 사이클(Perceive-Think-Act-Observe)이라고 부른다.
1. Perceive (인식): 상황 파악하기
Perceive 단계에서 Agent는 다음을 인식한다:
- 사용자의 요청: “일기예보를 보고 내일 외출할 옷차림을 추천해줘”
- 환경 정보: 현재 시간, 사용자 위치 등
- 이전 결과: 전에 시도했던 행동의 성공/실패
예를 들어 날씨 관련 질문이 들어오면, Agent는 먼저 날씨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2. Think (사고/계획):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Think 단계에서는 다음을 결정한다:
-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 어떤 순서로 행동할 것인가?
- 어떤 도구를 사용할 것인가?
LLM을 사용해 계획을 세운다. 예를 들어:
목표: 내일 날씨에 맞는 옷차림 추천
필요한 정보:
1. 사용자 위치
2. 내일 날씨 정보
3. 현재 시즌과 옷차림 패턴
계획:
1. 날씨 API 호출
2. 위치 기반 온도 확인
3. 옷차림 추천 생성
4. 사용자에게 제시3. Act (행동): 실행하기
Act 단계에서는 실제로 행동한다:
- API 호출: 날씨 정보 받아오기
- 데이터베이스 검색: 상품 정보 찾기
- 코드 실행: 파일 처리, 계산 등
- 외부 도구 사용: 검색 엔진, 캘린더, 이메일 등
Agent는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생각만 하는 LLM과 달리, Agent는 실제로 무엇인가를 수행한다.
4. Observe (관찰): 결과 확인하기
Observe 단계에서는 행동의 결과를 확인한다:
-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
- 결과가 목표에 부합하는가?
- 다음 행동이 필요한가?
만약 날씨 API 호출이 실패했다면, 다른 API를 시도하거나 사용자에게 수동으로 입력을 요청할 수 있다.
이 네 단계를 반복하면서 Agent는 목표를 달성한다.
Agent 동작 시나리오: 여행 일정 세우기
전체 과정을 여행 일정 Agent 예시로 보자.
목표
“3일 후 서울에서 부산으로 1박 2일 여행 계획을 세워줘”
실행 과정
라운드 1
Perceive: 사용자가 한국의 두 도시 간 여행 계획을 원함 Think:
- 목적지 확인: 서울 → 부산
- 기간: 1박 2일
- 필요 정보: 교통편, 숙소, 관광지, 맛집
- 계획: KTX 시간표 → 숙소 → 관광지 순서로 진행
Act: KTX 시간표 검색 API 호출 Observe: KTX 출발 시간 9:00, 11:00, 13:00 등 확인
라운드 2
Perceive: KTX 시간표 확인됨, 다음은 숙소 Think: 부산 해운대 근처 해변 호텔이 좋을 것 같음 Act: 숙소 검색 API 호출, 평점 높은 호텔 조회 Observe: A호텔(평점 4.5, 해운대 근처) 확인
라운드 3
Perceive: 숙소 확인, 이제 관광지 Think: 부산 명소 정보 필요 Act: 부산 관광지 검색 API 호출 Observe: 해운대, 광안리, 감천문화마을 등 목록 확인
라운드 4
Perceive: 기본 정보 모두 확인됨 Think: 일정표 작성하고 사용자에게 제시 Act:
- 일정표 생성
- 구글 캘린더에 추가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제공
- 예약 링크 포함 Observe: 최종 보고서 완성, 사용자에게 제시
이 과정에서 Agent는 스스로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결과를 종합한다.
LLM vs Agent: 자세한 비교
| 구분 | LLM | AI Agent |
|---|---|---|
| 응답 방식 | 질문에 대해 답변만 생성 | 목표를 위해 스스로 행동 |
| 도구 사용 | 불가능 | 가능 (검색, API, DB 등) |
| 목표 달성 | 정보 제공 수준 | 실제 작업 완수 |
| 학습 능력 | 정적 (변하지 않음) | 피드백으로 개선 가능 |
| 대화 흐름 | 순차적 Q&A | 목표 중심 순환 |
| 환경과의 상호작용 | 없음 | 있음 (API, 시스템 호출) |
| 자율성 | 없음 (사용자가 계속 질문) | 있음 (스스로 판단) |
| 비용 | 낮음 | 높음 (많은 API 호출) |
| 속도 | 빠름 | 느림 (여러 단계 필요) |
실제 예시로 차이점 이해하기
시나리오: “서울에 내일 비 올까?”
LLM의 경우:
사용자: 서울에 내일 비 올까?
LLM: 죄송합니다, 실시간 날씨 정보는 제공할 수 없습니다.
학습된 데이터만 기반으로 답변하므로 최신 날씨는 알 수 없습니다.Agent의 경우:
사용자: 서울에 내일 비 올까?
Agent: [날씨 API 호출] 네, 내일 서울에는 오후 2시부터 비가 올 예정입니다.
우산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LLM은 학습 데이터에 있는 정보만 제공하지만, Agent는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
Agent의 다양한 유형
Agent는 목적과 구조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1. ReAct Agent: 추론과 행동의 반복
ReAct(Reasoning + Acting)는 가장 일반적인 Agent 패턴이다.
특징:
- 한 번에 하나의 행동만 수행
- 행동 → 결과 확인 → 다음 행동 결정 반복
- 각 단계에서 명시적으로 추론 과정을 보여줌
장점: 투명하고 예측 가능 단점: 복잡한 작업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림
예시:
생각: 사용자가 프랑스어 문서 번역이 필요함
행동: 번역 API 호출
결과: 번역 완료, 문서 수신
생각: 번역이 완료되었으니 사용자에게 전달
행동: 결과 제시2. Tool-using Agent: 도구를 활용하는 전문가
Tool-using Agent는 다양한 도구를 잘 다룬다.
특징:
- 검색, 계산기, API, 데이터베이스 등을 도구로 사용
- 각 도구의 장단점을 알고 적절하게 선택
- 복잡한 작업을 여러 도구 조합으로 해결
예시 도구들:
- 검색 도구: 최신 정보 검색
- 계산 도구: 수학 계산
- 파일 도구: 파일 읽기/쓰기
- API 도구: 외부 서비스 연결
- 데이터베이스: 구조화된 데이터 조회
예시:
작업: 회사의 2024년 매출 분석
도구 사용:
1. DB 도구: 매출 데이터 조회
2. 계산 도구: 월별/분기별 집계
3. 차트 생성 도구: 시각화
4. 리포트 도구: 최종 리포트 작성3. Multi-Agent: 협업하는 AI 팀
Multi-Agent는 여러 Agent가 함께 일한다.
특징:
- 각 Agent가 다른 역할을 맡음
- 서로 협력해 복잡한 문제 해결
- 특화된 Agent 조합으로 효율성 극대화
예시 팀 구성:
- 기획자 Agent: 전체 계획 수립
- 개발자 Agent: 코드 작성
- 검토자 Agent: 코드 품질 체크
- 테스터 Agent: 테스트 및 버그 찾기
- 매니저 Agent: 전체 조율
예시 시나리오:
작업: 간단한 웹앱 만들기
기획자 Agent: "사용자 인증 기능이 필요합니다"
개발자 Agent: "로그인, 회원가입 코드 작성"
검토자 Agent: "보안 취약점 있음, 수정 필요"
테스터 Agent: "테스트 통과"
매니저 Agent: "모든 단계 완료 확인"4. AutoGPT: 장기 목표를 추구하는 자율 Agent
AutoGPT는 장기적인 목표를 스스로 달성한다.
특징:
- 사용자가 한 번 목표만 주면 끝까지 진행
- 중간 목표를 스스로 설정
- 계속 진행하다 막히면 새로운 접근 시도
예시:
목표: 부동산 투자 계획 수립
AutoGPT의 자율 실행:
1. 현재 부동산 시장 조사
2. 투자자 예산 확인
3. 다양한 투자 옵션 비교 (아파트, 상가, 토지)
4. 리스크 분석
5. 추천 투자안 제시
6. 추가 질문에 대한 응답 준비이미 시작한 목표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일상 속 Agent 활용 사례
Agent는 이미 우리 삶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1. 고객 상담 챗봇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챗봇은 단순 대답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한다:
- 주문 조회 API 호출
- 환불 신청 처리
- 배송 상태 실시간 확인
- 상품 추천 알고리즘 실행
사용자는 “주문 12345 상태 확인해줘”라고만 말하면, Agent가 배송 시스템에 접속해 실제 정보를 가져온다.
2. 일정 관리 비서
AI 비서는 이메일을 읽고 일정을 추가한다:
- 이메일에서 회의 정보 추출
- 캘린더 API로 일정 추가
- 참석자에게 확정 메일 전송
- 회의실 예약까지 완료
3. 코드 개발 Agent
GitHub Copilot 같은 Agent는:
- 코드를 분석해 버그 찾기
- 테스트 코드 자동 생성
- 문서 작성
- 리팩토링 제안
개발자가 “API 엔드포인트 추가해줘”라고 하면, Agent가 DB 설정부터 API 코드까지 작성한다.
4. 자율주행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는 완전한 Agent다:
- 카메라와 센서로 환경 인식
- 주변 상황 분석
- 최적 경로 계획
- 실제 제어 수행
- 결과 모니터링 및 재계획
5. 스마트홈 IoT Agent
스마트홈 Agent는:
- 집 내 온도/습도/조명 상태 감지
- 사용자 패턴 학습
- 자동 온도 조절
- 에너지 절약 최적화
Agent의 한계와 도전 과제
Agent는 강력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여러 한계가 있다.
1. 높은 비용
Agent는 많은 LLM 호출과 API 사용으로 비용이 크다:
- LLM 호출: 한 작업당 수십~수백 번
- 외부 API: 각 단계마다 호출
- 처리 시간: 긴 실행으로 인프라 비용
예시: 여행 일정 하나 만드는 데 수달러 소요
2. 불확실성과 실수
Agent의 행동 결과는 보장되지 않는다:
- API 실패 가능
- 잘못된 판단
- 무한 루프 진입
- 예상치 못한 부작용
따라서 중요한 작업은 사람이 검토해야 한다.
3. 느린 응답 속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느리다:
- 각 행동마다 대기
- 순차 처리로 병목
- 복잡도 증가 시 급격히 느려짐
실시간 요청에는 부적합할 수 있다.
4. 복잡도 관리
복잡한 Agent는 디버깅이 어렵다:
- 어느 단계에서 실패했는지 추적 어려움
- 예측 불가한 동작
- 전체 플로우 최적화 곤란
Agent의 미래: 더 똑똑해지는 AI
1. Long-Context Agent
맥락 길이 한계 극복:
- 긴 문서 처리
- 장기 기억 유지
- 복잡한 작업 일관성 유지
전망: 에이전트가 한 달치 프로젝트를 기억하며 진행
2. 메모리 강화 Agent
외부 메모리 도입:
- 과거 경험 학습
- 성공 패턴 재사용
- 실패 방지
전망: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
3. 협력 Agent 네트워크
에이전트 간 협력:
- 분산 처리
- 전문성 공유
- 효율적 문제 해결
전망: 에이전트 소셜 네트워크 실현
4. 실시간 학습 Agent
지속적 스킬 향상:
- 수행 도중 학습
- 패턴 발견
- 최적화
전망: 사용자와 함께 발전
결론: LLM은 대답하고, Agent는 행동한다
LLM은 질문에 답한다. Agent는 목표를 받아 스스로 행동한다. PTAO 사이클(인식·사고·행동·관찰)이 핵심이다.
Agent는 비용·속도·불확실성 한계가 있다. 실시간, 저비용, 정확·안정이 필요하다면 LLM이 더 적합하다.
앞으로 에이전트는 더 안정적이고 실용적이 될 것이다. 남은 과제는 비용·속도·안정성 개선이다.
이미 많은 일상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Agent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한계를 알면, 활용과 협업이 더 나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