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GPT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증했다. 많은 사람들이 채팅GPT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지만, 정작 그 뒤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는 모른다. 이 글은 LLM(Large Language Model)이 어떻게 당신의 질문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생성하는지,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채팅GPT, 어떻게 우리와 대화할까?
2022년 11월 채팅GPT가 등장하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AI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오늘 날씨가 참”이라고 입력하면 “좋네요”나 “맑네요”와 같은 대답이 나왔다. 이런 대화가 어떻게 가능할까?
채팅GPT는 단순한 대화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것은 수백만 권의 책, 논문, 뉴스 기사, 웹페이지를 학습한 거대한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이다. 비유하자면 인간의 두뇌를 흉내 낸 거대한 기억 저장소다. 이 저장소는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단어들의 의미, 문맥, 패턴을 학습했다.
흥미로운 점은 LLM이 실제로 “이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LLM은 단어 간 관계와 패턴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며, 질문에 따라 가장 그럴듯한 답을 생성한다. 하지만 그 답변이 너무 자연스러워 사람처럼 보인다.
LLM이 작동하는 핵심 원리: 다음 단어 예측
LLM의 기본 동작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그것은 단순히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가 참”이라는 문장이 주어졌다고 하자. LLM은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좋네요”가 80%, “나쁘네요”가 10%, 기타 가능성이 10%라고 계산한다. 그렇게 높은 확률을 가진 “좋네요”를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문장이 완성된다.
“오늘 날씨가 참” → “좋네요” (확률 80% 선택)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 “밖에” (확률 65% 선택)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밖에” → “나가고” (확률 70% 선택)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밖에 나가고” → “싶다” (확률 85% 선택)
이런 식으로 단어 하나씩을 확률적으로 선택해 문장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LLM은 트릴리언(1조) 개가 넘는 파라미터(학습된 가중치)를 사용해 어떤 단어가 어떤 문맥에서 올지 예측한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LLM의 두뇌
2017년 구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는 AI 역사를 바꿨다. 이 논문에서 제안한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가 현재 모든 LLM의 기반이 되었다.
병렬 처리의 혁명
트랜스포머 이전에는 순환 신경망(RNN)을 주로 사용했다. RNN은 단어를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했다.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문장을 처리하려면 “나는” → “학교에” → “간다” 순서로 하나씩 처리해야 했고, 이는 매우 느렸다.
트랜스포머는 모든 단어를 동시에(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문장 전체를 한 번에 집어넣으면 어떤 단어가 어떤 단어와 관련이 있는지 계산한다. 이 덕분에 학습 속도가 수십 배 빨라졌고,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Attention 메커니즘: 문맥을 읽는 비밀
트랜스포머의 핵심은 Attention 메커니즘이다. 이는 문장에서 단어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은행”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 “나는 은행에 가서 돈을 뽑았다” → 금융 기관
- “강가에 은행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었다” → 강둑
Attention 메커니즘은 “은행” 주변의 단어들(“가서”, “돈을”, “뽑았다”)을 보고 그 의미를 결정한다. 또는 강둑의 경우 주변 단어들(“강가”, “늘어서”, “있었다”)을 보고 다른 의미로 이해한다.
Attention은 문장의 모든 단어에 점수를 부여한다. 중요한 단어는 높은 점수를, 덜 중요한 단어는 낮은 점수를 받는다. 이를 통해 LLM은 문장의 핵심을 파악한다.
Self-Attention과 Cross-Attention
트랜스포머에는 두 가지 Attention이 있다. Self-Attention은 자신의 문장 내 단어 관계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제 파리를 방문했다”에서 “파리”는 도시를 의미하는지, 곤충을 의미하는지 판단한다.
Cross-Attention은 두 개의 다른 문장이 있을 때 한 문장의 단어가 다른 문장의 어떤 단어와 관련이 있는지 찾는다. 번역에서 “I am a student”와 “나는 학생입니다” 사이의 관계를 찾을 때 사용된다.
LLM 학습의 두 단계
LLM은 두 단계로 학습된다. 첫 번째는 사전 학습(Pre-training), 두 번째는 파인튜닝(Fine-tuning)이다.
사전 학습: 거대한 데이터로 기본 학습
사전 학습 단계에서는 인터넷에 있는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읽는다. GPT-3의 경우 570GB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했다. 이는 위키피디아 전체를 수십 번 읽을 수 있는 양이다.
이 과정에서 LLM은 다음과 같은 것을 학습한다:
- 문법 규칙: 어떤 단어가 어떤 순서로 와야 하는지
- 사실 지식: 파리 프랑스의 수도, 지구는 둥글다 등
- 논리적 추론: “A가 B보다 크다”와 “B가 C보다 크다”면 “A가 C보다 크다”
- 글쓰기 스타일: 학술 논문과 트위터 글의 차이
사전 학습은 특정 작업을 가정하지 않는다. 그냥 텍스트를 읽고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방법만 배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이 저절로 습득된다.
파인튜닝: 특정 작업에 맞게 조정
사전 학습이 끝나면 LLM은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지만, 특정 작업에는 아직 최적화되지 않았다. 대화하기, 번역하기, 요약하기 등의 작업을 위해서는 추가 학습이 필요하다.
파인튜닝에서는 특정 작업에 맞는 데이터를 사용해 학습한다. 대화형 챗봇을 만들려면 질문-답변 쌍을 주입한다. 번역기를 만들려면 여러 언어의 문장 쌍을 학습시킨다.
인간 피드백 학습: 지시와 충실도
최근에는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라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이 LLM의 답변을 평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나은 답변을 생성하도록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LLM은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답변하게 된다.
LLM의 한계와 도전 과제
LLM은 강력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여러 한계가 있다.
학습 데이터의 시점 문제
LLM은 학습 시점 이후의 정보를 모른다. GPT-3.5는 2021년 데이터로 학습했으므로, 2022년 이후의 정보는 부정확하다. “2023년 노벨상 수상자”를 물으면 잘못된 답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채팅GPT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이유다.
환각(Hallucination): 사실이 아닌 것을 만들어내는 문제
LLM은 매우 확신에 찬 어조로 거짓 정보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1980년에 우주비행사를 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학습 데이터에 없는 정보를 물을 때 발생한다.
맥락 길이의 한계
모든 LLM은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길이에 제한이 있다. GPT-4는 약 32,000 토큰(단어)만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은 A4 용지 50-60장 분량이다. 그 이상의 긴 문서는 잘라내야 한다.
편향과 윤리적 문제
LLM은 학습 데이터에 있는 편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학습 데이터에 성별, 인종, 종교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LLM도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공정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용과 환경 문제
대규모 LLM을 학습하고 사용하는 데는 엄청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GPT-3 한 번의 학습에 수십만 달러가 들고,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 환경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LLM이 만든 변화: 일상 속 AI
LLM은 이미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다.
코딩 어시스턴트
GitHub Copilot, ChatGPT의 코드 생성 능력은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반복적인 코드는 AI가 작성하고, 개발자는 복잡한 로직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번역과 언어 서비스
구글 번역, DeepL 같은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었다. 전문 문서 번역도 상당히 정확해졌다.
콘텐츠 생성
블로그 글, 마케팅 문구, 소셜미디어 콘텐츠 생성에 AI가 활용된다. 하지만 원본성과 창의성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교육과 학습
학생들은 AI 튜터에게 질문하고, 선생님들은 수업 자료를 만들 때 AI를 활용한다. 학습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LLM의 미래: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멀티모달 AI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비디오를 함께 이해하는 AI가 등장하고 있다. GPT-4V는 이미지를 보고 설명할 수 있고, 문맥을 이해한 답변을 한다.
소규모 효율 모델
큰 모델의 성능을 작은 모델로 옮기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양자화, 가지치기, 경량화 기술로 스마트폰에서도 LLM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화 도메인 모델
법률, 의학, 금융 같은 특정 분야에 특화된 LLM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모델은 해당 분야에서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
결론: 이해가 깊어질수록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LLM은 단순히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기계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복잡한 언어 이해와 생성으로 이어진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Attention 메커니즘, 거대한 데이터 학습이 합쳐져 채팅GPT 같은 혁신이 탄생했다.
LLM이 만능은 아니다. 환각, 편향, 비용 등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한계를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하면 강력한 도구가 된다. 앞으로 LLM은 더 발전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과 함께 일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LLM을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원리를 알면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LLM의 약점을 알고, 강점을 살리면 AI와의 협업이 더 원활해진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우리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